1. 누구나 쉽게 콘텐츠와 브랜드를 만듭니다. 콘텐츠, 상품, 서비스, 플랫폼 ... 생산자로부터 소비자로 전달되는 대부분은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퀄리티를 높여가고 있습니다. 특히 AI를 사용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양질의 콘텐츠가 더 자주, 더 많이 창작되고 있죠.
2. 이렇게 완성품의 퀄리티가 상향평준화 되는 이유는 고품질의 정보들이 웹을 기반으로 거의 무한하게 퍼져있기 때문이고, 그 속도 역시 이전과는 비교할 수 없이 빠르기 때문입니다. 또 생산 시설까지도 기계화, 자동화 되면서 고품질의 상품(콘텐츠 포함)을 더 간편하게 생산할 수 있게 되면서 이제는 '누구나 브랜드를 만들 수 있다'는 말에 고개를 끄덕이게 됩니다.
3. 그런데 문제는 그 '누구나'가 만든 브랜드의 상품과 콘텐츠가 고객들에게 전달되고, 고객들을 설득하고 고객들로부터 사랑받는 커뮤니케이션의 과정에서 어떻게 경쟁력을 가질 수 있느냐일 것입니다.
4. '프로세스 이코노미'의 저자, 오바라 가즈히로는 이제는 완성품이 아닌 '과정'을 판매하는 새로운 전략을 가져야 한다고 말합니다.
5. 과정은 고품질의 정보를 가졌다고 해서 흉내낼 수 없습니다. 생산자가 가진 고유한 가치를 바탕으로 목표를 달성해나가는 드라마 같은 스토리는 오직 그 순간, 그 사람으로부터 빛을 발하기 때문이죠. 어떤 꿈을 꾸었는지, 어떤 시도를 했었는지, 어떤 문제에 직면 했고 그 문제를 누구의 도움으로 어떻게 해결해 나갔는지와 같은 과정들 말입니다.
6. 어떤 브랜드를 시작하고 성장시키는 과정에서의 가치는 생산자가 스토리를 시작는 순간, 그러니까 '왜 이 일을 하는지'에서부터 비롯됩니다. 생산자는 자신의 삶을 바탕으로 꿈을 꾸고 철학을 제시합니다. 사람들의 문제를 해결하고 도움을 주면서 자신의 철학으로 세상을 설득해나갑니다.
7. 과거에는 이런 일이 불가능했습니다. 고객들에게 닿을 수 있는 미디어는 TV, 신문, 현수막, 잡지에 불과했으니까요. 한마디 한마디를 위해 천문학적인 비용과 방대한 시간을 써야만 했습니다. 한번 실수로 내뱉은 메시지는 돌이킬수도 없었습니다. 메시지는 아주 정제되고 간결하게 그리고 강렬하게 전달 되기 위해 다듬고 다듬어야만 했습니다.
8. 그러나 이제는 누구나 자신만의 미디어를 가질 수 있게 되었습니다. 유튜브, 인스타그램, 브런치, 블로그, 이메일 뉴스레터까지. 레거시 미디어에 방대한 리소스를 투입하지 않아도, 브랜드는 고객과 직접 연결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 연결은 결국 콘텐츠가 합니다. 메시지와 이미지 그리고 적절한 리듬과 문화적인 요소들이 섞이고 섞여 그 역할을 해내고 있습니다.
9. 하지만 자유롭게 말할 수 있게 되자 오히려 많은 브랜드가 '무엇을 말해야 하는가'를 잊어버리게 되었습니다. 콘텐츠는 넘쳐나지만, 그중 많은 것들이 밈을 재생산하거나 자극적인 트렌드에 올라타는 데 급급합니다. 노출은 늘어났지만 이야기의 본질은 점점 사라지고 있습니다.
10. 신뢰가 가장 중요한 대선 후보들의 SNS 계정을 보면 알 수 있습니다. 온갖 밈을 활용해 노출을 늘리려는 전략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물론 누군가는 '이게 왜 공식 계정? 담당자 감다살'이라며 칭찬하는 사람도 있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 게시물 끝에 남는 감정은 흐뭇한 감정에서 비롯된 인정이 아니라 '애쓴다' 정도의 동정으로 보입니다.
11. 콘텐츠가 브랜드를 위한 커뮤니케이션 수단이 아니라 그저 주목받기 위한 가벼운 수단으로 변질되어갑니다. 브랜드가 이야기해야 할 철학, 가치, 과정은 사라지고, 단기적인 반응과 수치만 남게 됩니다. 하지만 우리는 물어야 합니다. 이 콘텐츠는 누구를 위해 존재하는가? 이 브랜드는 어떤 이유에서 꿈꾸고 있는가?
12. 브랜드를 시작하려는 사람이라면, 더 솔직하게 커뮤니케이션할 필요가 있습니다. 없는 것을 있는 것처럼 보이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지금은 없지만 이룰 것이라고 말하고 꿈꾸는 것이 낫습니다. 애써 젊어보이려고 '요즘 애들 말'을 쓰는 팀장님 보다 자신의 경험을 진솔하게 말해주는 팀장님이 낫습니다. 이것이 진짜 서사이고, 진짜 팬을 만드는 이야기입니다. 이것이 '과정'을 파는 전략입니다.
13. 그렇다고 꿈만 꿔서는 안됩니다. 흥미로운 영화에서 욕망 넘치는 주인공은 늘 시도하고 실패하고 조력자를 만나 성장하고 다시 도전합니다. 그리고 결국에는 그 꿈을 이뤄내고야 맙니다. 관객들은 이런 스토리에 열광합니다. 브랜드도 마찬가지입니다. 브랜드의 꿈과 목표는 어떤 우여곡절을 겪더라도 결국엔 성공해야 합니다. 관객들은 마찬가지로 브랜드를 응원하게 됩니다.
14. 또 브랜드는 이러한 과정에 관객들을 참여시켜야합니다. 저자 '오바라 가즈히로'는 "브랜드의 성장 과정에 그들의 세컨드 크리에이터, 즉 일종의 팬이자 커뮤니티의 참가자들로부터 적극적인 커뮤니케이션 과정을 내포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관객들로 하여금 스스로를 주인공으로 생각하게 만들고 그 꿈을 이뤄나가는 과정을 함께할 수 있도록 말이죠.
15. 정리해보겠습니다. 브랜드는 과정을 보여줘야 합니다. 그 과정은 콘텐츠를 통해 표현됩니다. 콘텐츠들은 진정성 있는 스토리 구조를 가져야 합니다. 스토리를 따라가다보면 하나씩 성공해나가는 주인공이 될 수 있어야 합니다.
16. 비즈니스는 이제 결과물이 아닌 과정을 팝니다. 그 과정은 무작정 따라할 수 없습니다. AI는 더더욱 할 수 없습니다. '누구나 할 수 있다'는 카피가 세상을 뒤엎는 동안, 우리는 우리만 말할 수 있는 과정을 만들면서 시작해보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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